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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걷다/유럽여행기(2006.9.26-11.07)

2006.11.07 컴백홈

2006.10.07. 화요일

어제 과음을 했는데도 긴장한 탓인지 6시 15분에 일어났다.

그냥 눈을 감고 누었다. 오늘이 파리 땅을 밟는 마지막 날이구나.

1시간은 더 누워 뭉기적거리다 일어나 씻고 짐을 싸고 아주머니가 해주신 마지막 아침을 먹고 회사원 일행과 함께 아저씨 차에 올랐다.

픽업 비용을 회사원 일행이 내고 우리는 찡겨서..

 

졸린 와중에도 지나가는 파리의 풍경들..

공항 2청사 도착. 데탁스에서 텍스리펀을 받고 희희낙락 화장실을 갔다 올때까진 그래도 괜찮았는데 보딩을 하러가니 끝이 보이지 않는 줄, 줄..

이런 비행기 줄이 맞는 건지 뭔지.

1시간을 이고지고 눈치보며 줄을 섰는데 딱 우리 수속 차례가 되어서 미확인 수화물을 폭파시켰다고 대피하라는 거다. 올때나 갈때나 정말 재수가 없기는. 간신히 북새통을 헤치고 수속을 마쳤더니 이번에는 짐 수색에 걸려 어제 산 포도주 네 병을 고스란히 뺐겼다. 이런씨..

비행기 타려고 보니 몸수색 때 벗어놓은 겉옷과 목도리 혁대를 놓고 왔네. 급해서 타고보니 비행기 가지를 않고..

설상가상 앉은 자리가 일행과 뚝 떨어진 혼자자리. 옆에 탄 두 연인이 갖은 눈꼴시린 짓을 하기를 않나.. 게다가 암내까지. 으허헉~

 

하지만 어쨌거나 혼자 떠나게 된 것도 나름 의미가 있기도 하다.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고 가는 유럽의 정든 거리와 풍경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벨기에의 불친절한 사람들, 독일의 성들과 오스트리아의 묘지, 곤돌라와 돔과 섬들, 브리엔츠 호수, 구엘 공원과 퐁텐블로 숲의 촉촉한 어둠들이 한데 섞여 다음엔 내게 어떤 일들을 만들어줄 것인가 갸웃거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 남겨두고 온 것들. 가족과 친구들과 이제는 새롭게 보일 것 같은 거리와 풍경들, 먹거리들 그리고 생활.

이 여행으로 무엇을 얻게 될까? 어쨌든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없을 게 뻔하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일인지, 사랑인지, 생계일까?

다시 삶 속으로 돌아간다.

 

 

 

 유레일 티켓

비행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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