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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걷다/유럽여행기(2006.9.26-11.07)

2006.11.05 프랑스

2006.11.05. 일요일 맑음.

 

어제의 과음+과식 덕에 컨디션 억수로 좋지 않은데도 불구, 오늘의 일정이 또 빡빡하므로 아침 일직 일어나 또 출발.

 

그래도 일행들보단 늦어서 혼자서 오르세에 다시 갔다. 밀레와 고흐를 다시 보기 위해서.

정현의 특명으로 고흐 컵받침을 하나 더 사고 나는 방에 걸어두기 위한 그림을 두 개 사고.

 

그리고 빨리빨리 피카소 미술관으로.

 

중간에 빵집의 먹음직한 치즈케잌조각을 3유로나 주고 사먹었다. 예술이었다. 3유로가 절대 아깝지가 않았다.

 

스페인에서 피카소 미술관을 갔을 때는 자잘한 습작과 어릴적 스케치 같은게 많았는데 그림은 여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언제 피카소의 원본을 보겠나 싶어 열심히 봤다. 피카소도 처음엔 좋은 줄 몰랐는데 자꾸 보니 너무 매력적이다. 특히 여자 그림과 사랑에 대한 솔직한 그림들.

 

 

나 닮은듯..ㅋㅋ

 

보고 있는데 정현, 연화를 만났다. 4시까지 소르본 대학 앞에서 수미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함께 소르본 대학으로.

 

클루니 소르본에서 내려서 맥도날드 앞 파니니 가게 앞에서.

수미씨가 한참 기다렸을 걸로 생각하고 갔지만 없었다. 파리에서도 계속되는 코리안 타임. 그리고 1분쯤 지났나.. 미안해하며 도착한 수미에게 한참 기다렸다고 살짝 책망을 해주고..

 

여기 파니니가 맛있고 싸다고 수미씨가 어제 먹어보고 얘기를 해준 것인데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크레페도 맛있어보이는거다. 해서 크레페 4개에 파니니 2개 샀다가 후회했다. 엄청 느끼한 에그 치즈 크레페.. 이미 식신으로 통하고 있는 나도 다 못먹고 공원 비둘기에게 던져줬다는..

 

그리고나서 슬슬 먹자 골목 같은데를 돌아 나오니 노트르담 교회가 보이고 거기서 조금 더 가니 퐁네프 다리.

 

 

 

매일 쇼핑에 치여서 이건 아니다 싶었었는데 오랜만에 시내 관광을 하니 기분도 뿌듯하고 날씨도 좋고. 사진을 연방 날려주며 퐁네프 다리를 따라 올라갔다. 정현이가 너무 퐁피두를 보고싶어해서 보여준다고..

 

올라가는 길에 자잘한 물건들을 파는 노상 가판대에서 고흐와 르느와르의 컵받침을 추가로 사고 드가와 르느와르 그림이 있는 예쁜 손거울도 2개 사고 해서 어찌나 기분이 더 좋던지.. 사실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강가며 파리를 구경할 시간이 그동안 없었었어서 더 그랬다. 매일 박물관에 쇼핑만 하면서 아~ 뭔넘의 파리 관광을 이따구로 하고 있나 하는 자책에 사실 괴로웠던 거다. 시내 관광이라 해도 그동안 너무 마음이 바빴었구. 아~ 딱 이틀만 더 있다면, 이틀만 더 있다면 이넘의 똥물 같은 세느강이라도 거닐어주며 자그마한 찻집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혹은 가을 마지막 볕을 쬐어주며 차라도 한 잔 마시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그러고 싶다. 하지만!

하지만 현실은 이미 물건너 갔다. 하려면 어제 했었어야지.

다들, 나를 포함해서 귀찮아서 그냥 날짜에 출발하기로 했었다. 사실 변경을 해서 또 뭔가 문제가 발생할 것 같아서 두려웠었구.. 후회, 또 후회..

하지만 어쩌랴, 오늘에 충실해야지.

 

퐁피두 도착. 일행 한 번 실망해주고. 그러게 내가 별루랬자나..하는 내말에 정현 그래도 난 퐁피두 좋아. (우린 정말 취향이 달랐는데 끝까지 잘 지낸걸 보면 신기하다.)

 

퐁피두를 처음 세울 때 파리의 미관을 해친다고 반대했다던데 거기 적극 동감. 내가봐도 퐁피두는 파리의 미관을 해치는 것 같아 보인다.

암튼. 옆 공원에서 사진 한 장 날려주고 그 옆 가게들도 좀 구경해주고 다시 노틀담으로.

 

노틀담 교회는 대학때 판테온과 함께 예술사 교수님이 극찬했던 곳이라 꼭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와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교회였다. 살색의 단정한 윤곽선과 그 안의 화려한 장미창이 잘 어우러진. 그리고 옆에서 보면 고딕식의 부벽이 무척 멋들어져 보이고 게다가 다리위에서 보면 키 큰 나무들과 공원과 강이 어우러져 대성당 치고는 낭만적인 맛을 풍기는 정말 아름다운 건물이다. 그리고 안에서 들은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좋았고. 미사를 보고 성가대의 노래도 들으려고 했는데 미사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냥 나왔다. 어쨌든 이 교회도 지으려면 여러 사람 고생했겠지. 또 교회 안에서 기념품들을 팔고 초를 켜고 기도하는데 2유로나 내야 하는 상업성에 놀라서 다들 한 마디씩 하며 에펠탑으로.

 

 

 

 

 

 

 

 

 

시간도 없고 추워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6시 5분. 멀리 에펠탑 반짝이 쇼가 보였다. 정시가 되면 5분간 불빛이 깜빡거린다는데 예뻤다. 에펠탑에 내렸을 때는 이미 반짝이 쇼는 끝나고.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는 차 한 잔을 간절히 원했지만 일행들 까르푸를 더 원했기 때문에 이 날도 차 한 잔은 못하고 컴백 민박집. 그리고 또 역시 빠지지 않고 저녁 포도주 한 잔. 그리고 잠.

 

, 민박집 아저씨 첨에 내게 자꾸 들이대시는거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점점 장난이 아닌 것 같아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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