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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걷다/유럽여행기(2006.9.26-11.07)

2006.11.06 프랑스

2006.11.6 흐림 한때 비.

 

오늘도 쇼핑. 내가 왜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지를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돌아가서 식구들과, 친구들과 행복한 나눔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연화씨랑 Geroge V역에 가서 개선문 사진 달랑 찍고 샹제리제 거리 따라 내려와서 또 방눅스.

 

 

생각보다 샹젤리제 거리는 별로 멋있진 않았다. 그냥 큰 대로에, 나는 우리나라 대학로가 훨씬 좋다. 하긴 오는 길에 멋진 집들과 오페라 하우스 그런건 좋았지만 이제 너무 많이 봐서 좋은지 느낌이 없다는.. 날씨가 흐려 빗방울이 몇 방울 떨어지다 말았다. 아마 해가 났으면 훨씬 좋았을 테지. 걸어내려온 끝이 루브르. 피라미드 사진을 못찍었기 때문에 연화씨가 한 방 박아주고 방눅스로.

 

 

못다 산 물건들을 각각 지시 받아서 사고. 카드를 안가져 가는 바람에 텍스프리 또 복잡하게 되어버리고. 어쨌든 대충 다 사가지고 쁘렝땅 또 가서 봐두었던 화장품들 구매하고. 그러고나니 힘은 들고 어디 앉을 데 없나 맥도날드를 찾았지만 서서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 하여 숙소로 도로 갔다 나오기로 했다.

 

마침 민박집에 회사원 일행분들이 있어서 밥을 간단히 먹은 뒤어 몽마르뜨 언덕으로.

 

 

무쟈게 오래 간다. 2호선 anvers역. 그렇게 먼 줄 몰랐다. 하여간 거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사크뢰쾨르 성당도 들어가고. 성당 안에 미사중이었는데 수녀님들의 성가 합창이 굉장히 아름다웠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 사크레쾨르의 높은 천장 아래 성상들이 즐비하고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뒤쪽 예배당에서 조용히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몽마르뜨에서의 야경도 멋있었다. 내려오는 계단은 파리의 연인의 계단같다고 좋아하며 사진도 찍고.

돌아올 때 Billejuif Aragon역에서 내려서 까르푸 들러 집에 가져갈 포도주를 네 병 샀다. Saumer 2병과 브루고뉴 2병. 그리고 갈 때 먹을 간식거리들과 초콜릿.

다른 사람들도 각각 장을 보고. 마지막 공금을 모아서 술을 좀 더 사서 마지막 밤의 연회를 준비하고. 집으로 돌아와 배터지게 먹고 얘기하고 술을 마셨다.

보르도와 부르고뉴와 소머의 차이를 알겠더라. 나 포도주 감정사 해도 되겠어. ^___^

 

이 날의 guest는 참소주 아저씨와 통기타 아저씨. 지난 번에 기타 없이 서른 즈음에를 불러주셨다는데 기타와 함께한 서른 즈음에는 깊어가는 파리의 가을 밤, 헤어짐을 앞둔 우리의 가슴을 적셨다. 서른 즈음에.. 이제 마흔 즈음에가 될 날만 남았지만 돌아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생각하면서 찻집에서 갖지 못한 생각을 노래를 들으며 대신했다.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도 앵콜곡으로 듣고.

주인 아저씨는 계속 내게 파리에 남지 않겠느냐고 농담반 진담반. 그런 마음씀이 그래도 고마웠다. 떠날 때 웬지 죄송한 마음..

잊지 못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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