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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걷다/유럽여행기(2006.9.26-11.07)

2006.10.31 프랑스

2006.10.31. 화요일

 

아침으로 카레가 나왔다. 어제 무쟈게 먹고 마시고 잔지라 속이 엉망이었는데도 너무 맛있었다.

나는 어제 쉴만큼 쉬어서 빨리 나가고 싶었지만 이것들, 세월아 네월아 준비를 하고. 결국 늘 하던대로 10시 20분 출발.

행선지는 퐁텐블로. Ditalia 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Bastille 역에서 1호선 갈아탄다음 한 정거장 더 가면 Gare de Lyon 역. 거기서 국철을 타고 1시간쯤 가면 퐁텐블로가 나온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예쁜 곳이었고 어제 애들이 봤다는 성도 생각보다 멋있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바르비종(Barbizon).

퐁텐블로에서 바르비종에 가려면 자전거를 타야했으므로 I에서 기다려서 자전거 빌려주는 데를 찾아갔다. 정현이가 자전거를 못탔기 때문에 세 개를 빌렸다. -여권과 1인당 10유로씩을 냈다.- 최대한 같이 가보려고 자전거 1대를 더 빌려서 주차장에서 연습을 해봤지만 무리였다. 결국 연화씨랑 수미씨와 출발.

 

 

지도를 가지고 물어물어 인포센타에서 왼쪽으로 쭉 가다 오른쪽 사선 길로 가다 횡단보도 건너 쭉 앞으로 가면 된다.

퐁텐블로 숲은 넓고 분위기 있었다. 정말 큰 숲. 어릴적 꿈꿔왔던 그런 환상의 숲은 프랑스에 있었던 것이로군. 날씨가 좋았으면 사진이 잘 나왔을텐데. 뒤에서 앞서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과 양 옆의 숲과 숲 그림자를 찍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이놈의 사진이 영 아니올씨다인 것이다. 에라, 찍고 또 찍었다.

가다보니 화장실이 급해 베어놓은 고목 뒤에서 쉬도 하고. –“언니, 하나도 안보여요~라고 연화씨가 말했다.ㅋ-

 

 

 

 

 

하지만 이 숲은 너무 고요했다. 새소리 하나 없이. 이슬 내리는 소리라도 들릴 것 같은 어둡고 촉촉한 공기. MP3를 틀고 내리막길을 신나게 미끄러져 가는데 앞에가던 수미씨가 나동그라지는게 보였다. 어찌나 심하게 던져지던지 대형사고인가 해서 걱정을 했더니 씩씩하게 일어나서 여행해야되는데..라며 너스레를 떠니 적이 안심.

 

여차저차 바르비종에 도착을 했다. 너무나 예쁜 마을. 자연스런 집들과 거기에 어울리는 좋은 사람들.

 

 

밀레의 밀밭에서 우리도 만종의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밀밭을 못찾았다. 찾는 동안에 예쁜 식료품 가게에서 사과를 사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과일도, 심지어 고기까지 너무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마침 이 날은 10월 31일, 할로윈 데이였다. 아이들이 할로윈 옷을 입고 길거리에 다니는 걸 찍었다. 귀연 것들, 포즈까지 취해주고.. 메르씨~~!라고 외쳐줬다.

 

 

 

 

 

 

 

 

 

 

 

으리으리 예쁜 집들 사이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로 두런두런 밟아서 결국 밀레의 집 발견.

 

 

 

 

난 옆집 담장에 덮인 담쟁이 낙엽을 하나 땄다. 이렇게 예쁜 곳이기 때문에 밀레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고 수긍하며 우린 돌아섰다.

 

5시 10분쯤 출발했는데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제부로 써머타임 해지되어 1시간씩 늦어졌다는 사실을 인식 못 한 것.

숲속길은 울퉁불퉁한데 우리가 빌린 자전거 안장은 뽀족하고.. 엉덩이의 고통을 참으며 달리고 또 달렸지만 해가 더 빠른듯 했다. 수미씨 앞장서서 미친듯이 달려가고 나, 그 뒤에서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걱정이 되기도 해서 열심히 쫓아가고 내 뒤로 연화씨,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쫓아오지 못할까봐 죽어라 밟았다 한다. ㅋ

 

 

도로 세 개를 건너고. 마침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퐁텐불로 시내로 들어섰을 때 어찌나 안심이 되었던지.

자전거를 제시간에 반납한 뿌듯함. 그리고 모노프릭스에서 요거트와 정현이를 위해 초코칩 쿠키를 사서 숙소로 컴백. 정말 힘들고 생동감 있는 하루였다.

 

, 민박집 아저씨와 아저씨의 방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포도주를 한잔씩 했다. 사실은 서너잔이었나보다. 닭도리탕과 포도, 감을 안주삼아, 그리고 나중에 느끼남이 만든 라볶이와 라면 국물탕은 제법이었다. 하여간 여행 시작 후 이렇게 많이 마신건 처음이었던 듯.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아저씨가 나가서 놀자고 한다. 할로윈 데이라 뭐 좋은 거라도 보나 싶어 나갔더만 차를 타고 웬 서울 유흥골목 같은 데 있는 중국식 가라오케 집에서 바가지 잔뜩 쓰고 분위기 엉망되어 나왔다. 물 한 병에 10유로였다는..ㅜㅜ

하여간 민박집 아저씨가 우리를 위한다고 해준 거니까 그냥 별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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