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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걷다/유럽여행기(2006.9.26-11.07)

2006.9.26 출발

 

2006.09.27 수요일(영국시간) 새벽

인생에 두번째 비행인데 또 지각.

공항 버스를 타고 캐리어를 끌고 이고 지고 공항문을 들어서는 그 생소한 느낌.

그런데 공항이란 참 쌀쌀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누구도 나에게 신경쓰지 않고 서로 갈 길이 있는 사람들이 무심하게 서로의 길로 흩어지는..

그런 의미에서 일행과 함께 떠나는 게 참 다행이었던 것 같다. 30분이나 지각을 해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정현이는 화가 많이 나있었고..

마일리지 적립 방법을 잘못 알려준 여행사 직원덕에 또 몇십분을 헤매다가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할 시간도 없이 담배만 겨우 사가지고 보딩을 했다.

4시간인가의 홍콩까지의 비행. 그리고 열 네 시간의 런던까지의 비행까지 합쳐 토탈 열 여섯시간을 이코노미석 좁은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세상에서 가장 맛없을 듯한 기내식과 함께했다. 간간이 얘기하고 책도 보고 해도 도무지 가지 않는 그 시간을 견디고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

하아~~여기가 런던이라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빅터나 굴리랑 오래 일을 해서 그런지 얼마간의 외국인 속에 다수 서 있는 동양계 사람들 속에서는 별로 이국이란 생각이 안들었다.

인상이 좋았던 탓일테지.ㅋ 입국심사를 간단히 마치고 들어와 기분 좋게 짐을 찾는데 없다.

행여나 해서 보고 또 보고 내려진 짐들 중에도 찾아봤지만 정말로 없다. 이런 젠장. 말로만 듣던 수화물 분실을 비행기 몇 번 타보지도 않는 내가 겪어보는구나. 아~정말 재수도 드럽게도 없지. 그런 생각도 뒤로한 채 어떻게든 먼저 짐의 행방부터 알아야겠기에 분실물 신고를 했다.

다행히 짐은 홍콩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잡것들. 짐하나 제대로 못챙기고 모하는 짓이얌.

그런데 또다른 문제 발생. 짐을 숙소로 가져다 준다기에 번호를 알려주려고 숙소에 확인 전화를 했더니 (전화번호를 안적어가서 또 한번 생판 난리를 떤끝에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예약을 안했다는 거다. 오 마이 가뜨~~ 시작부터 어찌 이모양이다냐. 슬슬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온다..

다행히도 수미씨가 핸드폰을 로밍해와서 전화로 사정 설명을 하고 숙소에 무사도착.

 

 

런던 지하철표

 

우리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다들 피로한 모습이 역력하고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민박집 풍경. 아, 그 전에 지하철을 탓는데 지하철이 무지 깜찍한 싸이즈다. 나름 깨끗은 한테 서울 지하철에 비하면 정말 깜찍해서 이색적이었구 중간에 까만 맹인견이 탔는데 눈이 너무 이뻐서 화제가 되었구. 킹스 크로스 역에서 내려 9와 3/4승강장을 들러볼 여유도 없이 역밖으로 나왔는데 그제서야 영화 같은 런던의 밤거리가 펼쳐지면서 모델 같은 쭉쭉 빵빵한 영국의 젊은 남녀, 심지어 노인들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닮았더라는.

지금은 27일의 새벽. 시차가 맞지 않아 잠은 안오고 다른 사람들 잠깨울까 불은 켤 수도 없고. 가로등 불빛을 형광등 삼아 보이지 않는 글씨를 적는다.

점점 더 내일이 겁나고 있다.

 

영국 도착전에 짰던 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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