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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 생각

치과 턱교정 진료의 부작용에 대하여

2017년 봄 어느날 오리고기를 먹고 있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입을 벌릴 수 없었다. 

식겁해서 다니던 치과를 갔더니 턱 때문이라고 했다.  가끔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별 문제가 없으니 그냥 지내라고 하는 것을, 너무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지,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며 턱교정 치과를 추천해주셨고 그렇게 해서 나의 건강한 삶은 끝이 났다.

 

턱교정을 시작할 무렵, 턱교정에 대한 부작용 등을 찾아보았는데 별다른 글을 볼 수 없었고, 그렇게 망설이며 시작한 치료가 이렇게 인생을 처참하게 만들 줄은 몰랐기에, 지금이라도 누군가 턱교정을 시작한다면 이 글이 최소한의 주의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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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치료 시작시에 치료의 부작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잘못될 시 치과에는 책임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류에 싸인을 하라고 한다.

그 때 정말 잘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몸에 이상이 없었고 평소에 건강한 밸런스를 유지했던 몸이라면 절대 치료받지 않기를 권한다.

모든 의료행위는 부작용을 유발하고, 내가 생각할때 턱교정은 가장 그 폐해가 심각하고 빈번한 의료행위다. 

 

치료가 시작되면 나에게 맞는 장치를 만들어주고 밤마다 8시간 이상씩 끼우고 자게된다.  그리고 1주일마다 치과에 내원해서 턱이 움직임으로 인해 달라진 치아를 살짝 갈아서 정리한다.  나의 경우 한 두 주 후에는, 이전의 잘못 박아넣은 이빨 때문에 아래턱이 나오기 시작했던 문제가 교정되면서 문제가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입이 벌어지지 않는 문제는 점점 심해졌다.  예전에는 고기같이 질긴 음식을 먹을때 벌어지지 않던 턱이 이제는 입을 벌릴 때마다 한 번씩 턱이 걸리기 시작했다.

 

불만을 얘기했지만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의사선생님을 막무가내 원망할 수도 없다.  그 분들도 자신들의 지식에 의존해서 원칙을 고수하는 수밖에 없다.  원칙을 고수해서 고쳐진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나의 경우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석 달쯤 후에는 목과 어깨가 아파서 생활이 힘들어졌지만 입이 벌어지지 않는 문제도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목까지 아픈채로 치료를 그만둘 수 없었다.  팔이 아프고 손가락 여기저기에 류머티스가 와서 취미생활도 접어야 했지만 원래 그런 과정이라는 말을 믿고 계속한 결과 여섯달쯤 뒤에는 점점 두 눈의 높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사실 여섯달은 원래 치료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했던 기간이었는데 항의를 하자 치과에서는 담당 선생님을 바꿔주었다.  

새로운 선생님은 내 상태가 좋지 않아 3년이 걸린다고 했고 그 때 CT를 찍었는데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 치료를 변경했다.  아마도 이 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알았던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치료를 변경한 후에 눈높이는 어느 정도 맞아졌고 입도 어느정도 벌려지게 되었다.  그때라도 치료를 중지했어야 했는데, 이 새로운 선생님이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실 것을 믿었던 거다. 

 

조금 나았다 덜했다를 반복하며 또 1년..  그동안에 발목과 뒤꿈치가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게 되었고 좋아하던 산행을 못하게 되었다.

그것이 조금 나아졌나 했더니 어깨뼈가 맞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한번씩 걸리던 날이 가고 목과 어깨가 늘 아파 생활의 질은 떨어졌다.

그리고 견딜만했던 어느 시점에서 나는 치료를 중단하기로 마음을 먹고 치과를 가지 않았다.  이제는 입이 벌어지고 안벌어지고는 큰 문제가 아니었고 그냥 몸만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연과 시간이 치료해주고 한 두 달 완전하지는 않아도 평화로웠는데, 이번에는 해넣었던 이 하나가 빠진 거였다. 

이를 갈아서 맞춰놓은 거라서 또 그 치과에 가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해넣은 이가 빠져서 금니를 하나 새로 박았을 뿐이었는데 다시 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그 후 세 번 치료만에 몸은 아작이 났다.

첫번째 치료에서 얼굴형태가 심하게 바뀌고 목디스크가 오더니 지금은 팔이 저리지 않으면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프지 않으면 목이 아프다.  한쪽 무릎은 늘 근육통에 시달리고 가끔씩 깨질듯한 두통과 시력도 떨어졌으며 류머티스가 뼈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다.

예전에는 차렷 자세로 똑바로 누워 미동도 없이 8시간씩 잤었는데 이제는 누우면 어딘지 뼈가 맞지 않고 몸이 아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도 형벌이지만 늘 피곤한 채로 낮동안 일을 하는 것도 힘들다. 

 

턱은 경추와 척추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는 곳이다. 

하나님이 주신 몸을 고이 간직하려고 했는데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아파서 약간 교정하는거 뭐..하다가 인생 한 방에 훅 가버렸다.

아직까지는 젊으니 버틸 수 있지만 언제까지 내 몸이 견딜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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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턱교정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몸이 그렇게 아프지 않다면, 나이가 재생을 할만큼 젊지 않다면 한 번 더 재고해보고 그 삶을 미저리로 만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눕기가 겁나는 밤에 끄적거림.